英·美에 기독교 르네상스 바람이 불고 있다 (펌)

545264_10101033040630124_399242648_n

“하나님은 존재하는가” 美 크레이그 교수, 英 무신론 학자들과 신학 논쟁

몇 년 전부터 서양에서는 기독교 유신론 철학과 변증의 르네상스적 흐름이 왕성하다. 우리나라에서 번지고 있는 반기독교 운동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다. 미국 탈봇신학대학원 윌리엄 L 크레이그 교수가 지난달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케임브리지대와 옥스퍼드대를 방문해 활동한 영국 신앙투어도 그 한 예다. 크레이그 교수는 ‘합리적 신앙 투어(The Reasonable Faith Tour)’로 이름을 붙인 이번 방문에서 영국 학문의 심장인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에서 ‘하나님은 존재하는가’를 주제로 영국 석학들과 세 차례의 토론과 네 차례의 공개강연을 진행했다. 논쟁에서 어떤 무신론 학자도 크레이그 교수의 유신론적 주장을 효과적으로 반박하지 못했다. 이 논쟁 직후 학계에서는 “이번 논쟁은 기독교 신앙이 상당한 지성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며 “영미권에서 기독교 철학과 변증이 활발하게 꽃피고 있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투어가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세계 무신론 운동의 대표 격인 옥스퍼드대 석좌교수 리처드 도킨스와의 논쟁 성사 여부였다. 도킨스와 크레이그 교수는 2010년 멕시코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패널 토의자로 만나 짧게 의견을 교환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펼쳐질 본격적인 신학 논쟁이 오래 전부터 세계 학계의 커다란 관심사였다. 영국 인문주의연합(TBHA)의 폴리 토인비 회장과의 토론도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도킨스 교수와 토인비 회장은 거듭된 주최측(UCCF)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끝내 논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불참 이유는 크레이그 교수가 철학자로 유명하지 못하다는 것과 바쁘다는 것 등이었다. 도킨스 교수는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현존하는 최고의 반기독교 생물학자. 저술활동뿐 아니라 강연, 단체활동 등을 통해 급진적인 무신론 운동을 펼치고 있다.

크레이그 교수는 변증학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학자로 30권 이상의 철학 관련 서적과 유명 철학 학술지에 200편 이상의 연구논문을 게재한 석학이다. 한국에도 출판된 ‘하나님은 위대하지 않다(God is not Great)’의 저자인 미국의 유명 비평가 크리스토퍼 히친스와의 논쟁에서 완승을 거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2009년 히친스와의 논쟁 직후 무신론 진영으로부터 “히친스는 두서가 없었고 앞뒤가 맞지 않았다. 크레이그는 히친스를 마치 어리석은 아이처럼 쉽게 다뤘다”는 평가를 얻었다. 무엇보다도 영국 최고의 자존심을 자랑하는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서 그를 초청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명성은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

그럼에도 도킨스 교수가 ‘철학자로 유명하지 못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수차례의 요청을 거절하자 옥스퍼드대 철학교수이자 무신론자인 다니엘 캐임 박사는 도킨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논쟁에 임해 줄 것을 요구했다. 캐임 박사의 편지는 “충분한 학문성을 갖춘 저명한 기독교 신학자와의 논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도킨스는 겁쟁이로 해석될 수 있다. 당신의 책 ‘만들어진 신’에 대해 토론하자고 하는데도 관심이 없다고 한다면 이는 비웃음거리이자 반지성적인 처사”라는 내용이다.

토론이 위기에 놓이자 크레이그는 도킨스와 토론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계속 밝혔음에도 논쟁은 끝내 무산됐다. 그러자 영국 무신론자 진영에서조차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지난달 22일자 가디언과 크리스천 포스트에서는 ‘도킨스의 논쟁 불참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비판적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크레이그 교수의 신학 토론은 17일 영국 철학저널 ‘Think’의 편집인 스티븐 로, 21일 옥스퍼드대 철학교수 피터 밀리칸, 26일 옥스퍼드대 전 화학교수 피터 애트킨스와 진행됐다.

영미권에서 이처럼 기독교 철학과 변증이 붐을 이루는 것은 2000년 이후부터다. 종전부터 진행돼온 학계의 신학 논쟁에서 유신론자들의 승리가 계속되자 미국의 무신론 철학자 쿠엔틴 스미스는 철학지 ‘필로(Philo)’ 2001년 가을·겨울판에서 “현재 미국 대학 철학과 교수의 4분의 1에서 3분의 1은 유신론자”라며 “학문세계에서 하나님은 1960년대 후반에 되살아나 현재는 학문적 요새인 철학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글을 발표했다.

탈봇신학대학원에서 기독교변증학을 전공한 박명룡 큰나무교회(서울 방화동) 목사는 “미국 학계의 유·무신론 논쟁에서 무신론 학자들이 승리를 거둔 사례는 아직 없다”며 “미국에서 ‘예수는 없다’는 유의 기이한 주장은 오래 전부터 발붙이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한국의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거나 반기독교적 입장을 취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지식에 근거한 지성적 신앙을 가르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한 개인이 기독교 신앙에 대한 견고한 지성적 확신을 갖게 된다면 기독교 신앙으로 살아가는 삶에 온전히 헌신하게 된다”고 했다.

펌: 기사 원본

생각을 남겨주세요